태양계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Voyager 1과 2는 태양풍이 미치는 경계인 태양권계면을 통과했다. 그 바깥에서는 전기를 띤 입자로 이루어진 물질인 플라스마가 태양보다 별 사이 공간의 성질을 더 강하게 보이므로 성간공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태양을 도는 천체까지 태양계에 포함하면, 아직 직접 보지 못한 오르트구름이 이 경계보다 수백 배 멀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성간공간에 들어갔다는 말과 태양계의 모든 천체보다 멀리 나갔다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니다.
태양의 영향은 한 지점에서 모두 꺼지지 않는다. 태양빛은 멀어질수록 약해지고, 태양풍은 성간물질과 맞닿아 방향을 바꾸며,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따라 줄어들면서도 아주 먼 혜성의 궤도에 남는다. 그래서 태양계의 끝을 묻기 전에 행성의 범위, 태양이 내보낸 플라스마의 범위, 태양을 돌 수 있는 천체의 범위 중 무엇을 찾는지 정해야 한다.
- 약 30AU 가장 바깥 행성 해왕성의 태양 평균 거리
- 약 122·119AU Voyager 1·2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만난 태양권계면 거리
- 약 2,000~5,000AU 모형이 추정하는 오르트구름 안쪽 경계
- 약 10,000~100,000AU 모형에 따라 넓게 달라지는 오르트구름 바깥 경계
해왕성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덟 행성만 놓고 보면 해왕성이 약 30AU에서 가장 바깥을 돈다. 하지만 해왕성 너머 약 30~50AU에는 명왕성을 포함한 카이퍼대 천체가 있고, 해왕성과 과거에 중력을 주고받은 산란원반 천체는 훨씬 길고 기울어진 궤도로 수백AU까지 나간다. ‘마지막 행성’은 행성 목록의 끝일 뿐 태양을 도는 물질의 끝이 아니다.
이 작은 천체 집단 사이에도 선명한 경계선은 없다. 카이퍼대의 공명 천체, 산란원반, 안쪽 오르트구름 후보는 궤도의 모양과 움직임으로 나눈 분류라 일부가 겹친다. 교과서 그림이 해왕성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은 행성을 보기 쉽게 보여 주기 위해서다. 그 위치에 태양계를 둘러싼 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이저호가 넘어선 경계는 무엇일까?
태양은 전기를 띤 입자를 초속 수백 킬로미터로 내보낸다. 이 입자 흐름을 태양풍이라고 한다. 태양풍은 멀어질수록 별 사이 물질의 압력에 막혀 갑자기 느려지고, 그 뒤에는 느려진 입자가 눌리고 휘어져 흐르는 구역이 이어진다. 이 구역의 바깥쪽에서 태양풍 플라스마와 성간 플라스마가 맞닿는 경계가 태양권계면이다.
Voyager 1은 2012년 약 121.6AU에서 태양에서 온 저에너지 입자가 급감하고 은하에서 온 우주선 입자가 늘어나는 변화를 보았다. 하지만 플라스마를 직접 재는 장비가 작동하지 않아 경계를 넘었는지 바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후 태양 폭발이 만든 파동에 주변 플라스마가 얼마나 빠르게 진동하는지 재어 입자 밀도를 계산했고, 태양권 안보다 훨씬 조밀한 성간 플라스마에 들어갔음을 확인했다.
Voyager 2는 2018년 약 119AU에서 경계를 지났다. 이 탐사선의 플라스마 장비는 작동하고 있어 태양에서 흘러오던 입자 흐름이 끊기고 더 차고 조밀한 플라스마로 바뀌는 모습을 직접 측정했다. 자기장·고에너지 입자·저에너지 입자 장비도 같은 전환을 기록했다. 두 탐사선은 다른 방향에서 같은 종류의 경계를 확인했지만, 두 점만으로 태양권계면 전체 모양을 촬영한 것은 아니다.
Voyager가 넘은 선은 태양 중력이 끝나는 선이 아니라, 태양이 내보낸 플라스마가 더는 주변 공간을 지배하지 못하는 선이다.
태양권의 경계는 늘 같은 곳에 있을까?
Voyager 1과 2가 경계를 만난 거리는 약 3AU 차이 난다. 그렇다고 한쪽의 경계가 언제나 더 짧다고 결론낼 수는 없다. 두 탐사선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다른 시기에 경계를 지났다. 태양풍의 세기는 약 11년의 태양 활동 주기와 폭발에 따라 달라지고, 바깥에서 미는 성간 플라스마와 자기장도 방향마다 다르다. 따라서 경계의 위치도 계속 움직인다.
태양권계면을 지난 뒤에도 태양빛과 태양 중력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곳을 성간공간이라고 부르는 기준은 주변 물질이 태양풍보다 성간물질의 성질을 더 강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태양권 안에도 바깥에서 들어온 성간 원자가 섞여 있다. 경계 안쪽에는 태양 물질만 있고 바깥쪽에는 태양의 영향이 전혀 없는 식으로 완전히 나뉘지는 않는다.
태양권을 물방울이나 긴 꼬리 모양으로 그린 그림이 있지만, 우주에서 전체 모양을 한 번에 촬영한 것은 아니다. Voyager가 통과한 두 지점, IBEX 같은 탐사선의 원격 관측과 플라스마 계산을 합쳐 추정한 모습이다.
보이지 않는 오르트구름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한 번 태양을 도는 데 수십만 년 이상 걸리는 장주기 혜성은 행성들이 도는 평면에만 모이지 않고 여러 방향에서 찾아온다. 이 혜성들의 궤도를 과거로 거슬러 계산하면 태양에서 수천~수만AU 떨어진 곳에 많은 얼음 천체가 있어야 한다. 태양계가 생긴 초기에 거대행성들이 작은 얼음 천체를 멀리 밀어냈고, 은하의 중력과 지나가는 별이 궤도를 바꾸면서 천체들이 태양 주위에 둥글게 퍼졌다는 설명이 가장 널리 쓰인다.
NASA의 대표 범위는 안쪽 경계를 약 2,000~5,000AU, 바깥 경계를 약 10,000~100,000AU로 둔다. 숫자의 폭이 큰 까닭은 오르트구름 천체를 그 거리에서 직접 촬영해 목록으로 만든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알려진 혜성의 궤도와 태양계 형성 모의실험으로 분포를 추정하며, 안쪽 구름과 바깥 구름의 경계도 모형마다 다르다.
아주 먼 곳에서는 태양이 끌어당기는 힘이 약하므로 은하와 지나가는 별의 작은 당김도 오랜 시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결과 어떤 혜성은 태양 쪽으로 들어오고, 어떤 천체는 태양의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태양을 도는 천체의 가장 바깥 범위는 반지름 하나로 딱 잘라 정할 수 없으며, 각 천체의 궤도와 주변을 지나간 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약 30AU 행성만 세면 해왕성에서 목록이 끝난다.
- 약 30~50AU 카이퍼대 주요 영역에는 태양을 도는 얼음 천체가 이어진다.
- 약 119~122AU Voyager 두 대가 태양권계면을 지나 성간 플라스마를 측정한다.
- 약 2,000~5,000AU 아직 직접 보지 못한 오르트구름의 안쪽 경계가 시작할 수 있다.
- 최대 약 100,000AU 모형은 태양을 매우 느리게 도는 혜성 저장고가 이 거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보이저호는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났을까?
Voyager 두 대는 태양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올 궤도가 아니다. 행성 근접 통과로 충분한 속도를 얻어 태양계 밖으로 향하는 탈출 궤도에 있다. 그렇다고 탐사선이 현재 지나가는 위치가 곧 태양계 전체의 경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 물체가 태양에 중력으로 묶였는지와 그 공간에 태양을 도는 다른 천체가 있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Voyager는 약 120AU 부근에서 성간 플라스마에 들어갔다. 하지만 오르트구름이 시작할 것으로 추정되는 거리까지 가는 데에도 약 300년, 가장 바깥 범위를 지나는 데에는 약 3만 년이 걸릴 수 있다. 이 시간은 탐사선이 그때까지 태양을 돈다는 뜻이 아니다. 태양풍의 경계와 멀리 떨어진 천체의 범위가 얼마나 크게 다른지를 보여 주는 비교다.
어디까지를 태양계라고 부를까?
행성의 범위를 말한다면 해왕성, 많은 얼음 천체가 모인 원반을 말한다면 카이퍼대, 태양풍의 범위를 말한다면 태양권계면이 답이 된다. 태양을 도는 가장 먼 천체까지 포함하면 오르트구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만AU 밖까지 생각해야 한다. 하나만 맞고 나머지가 틀린 답이 아니라, 무엇의 끝을 묻느냐에 따라 경계가 달라지는 것이다.
Voyager의 성간공간 진입은 태양계가 끝나는 한 점을 발견한 사건이 아니었다. 태양이 별 사이 환경과 맞닿는 플라스마 경계를 두 방향에서 직접 통과한 사건이었다. 태양계의 가장자리를 정확히 말하려면 ‘무엇의 끝인지’를 숫자 앞에 함께 써야 한다.
출처
- NASA — Voyager 2 Instruments at the Heliopause
- Nature Astronomy — Voyager 2 Plasma Observations of the Heliopause
- Nature Astronomy — Plasma Densities Near and Beyond the Heliopause
- NASA Science — Oort Cloud Facts and Distance Ranges
- NASA Science — Kuiper Belt Facts
- NASA Science — Criteria for the Edge of the Solar System
- Celestial Mechanics and Dynamical Astronomy — Stellar and Galactic Perturbations of Oort-Cloud Com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