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PPIST-1 행성들의 질량은 어떻게 잴까?
TRAPPIST-1에는 크기가 지구와 비슷한 행성 일곱 개가 있다. 모두 지구에서 보았을 때 별 앞을 지나기 때문에, 가려지는 별빛의 양으로 각 행성의 크기를 잴 수 있다. 질량은 다른 방법으로 구한다. 행성들이 서로를 끌어당기면 별 앞을 지나는 시간이 예상보다 빨라지거나 늦어진다. 연구진은 일곱 행성에서 나타난 시간 차이를 함께 계산해, 그 차이를 만들어 낸 각 행성의 질량을 찾는다.
이 방법이 잘 맞는 이유는 일곱 행성이 좁은 공간에서 돌고, 이웃 행성들의 공전 주기가 간단한 숫자 비율에 가깝기 때문이다. 비슷한 위치 관계가 반복될 때마다 서로 끌어당긴 영향이 쌓인다. 이를 공명 사슬이라고 한다. 한 행성의 통과 기록에는 그 행성뿐 아니라 이웃 행성의 질량과 궤도에 관한 정보도 들어 있다.
- 약 40광년 태양계에서 TRAPPIST-1 계까지의 거리
- 확인된 행성 7개 중심별에서 가까운 순서로 b부터 h까지
- 약 1.51–18.77일 가장 안쪽 b부터 가장 바깥 h까지의 공전 주기
- 수성의 공전 거리보다 안쪽 일곱 행성 모두 수성이 태양을 도는 거리보다 별에 가까움
행성이 가리는 별빛으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행성이 중심별 앞을 지나면 가린 면적만큼 별빛이 어두워진다. 별의 크기를 알고 있다면 밝기가 줄어든 비율에서 행성의 반지름을 계산할 수 있다. 이 관측을 여러 번 반복하면 공전 주기와 다음 통과가 일어날 예정 시각도 정할 수 있다. TRAPPIST-1의 일곱 행성은 모두 이 ‘통과’ 현상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별빛이 줄어드는 양만으로는 질량을 바로 알 수 없다. 같은 크기라도 철이 많은 행성과 물이나 가벼운 물질이 많은 행성은 질량이 다를 수 있다. 다른 외계행성에서는 행성 때문에 별이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재어 질량을 구하기도 한다. TRAPPIST-1은 별이 희미하고 흑점·플레어가 활발한 데다 행성 일곱 개의 흔들림이 겹친다. 그래서 이 행성계에서는 서로의 통과 시간을 바꾸는 현상이 질량을 구하는 데 특히 중요하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는 시간은 왜 달라질까?
다른 행성의 영향이 없다면 각 행성은 언제나 같은 간격으로 별 앞을 지나야 한다. 실제로는 이웃 행성이 진행 방향 앞쪽에서 당기면 조금 빨리 도착하고, 뒤쪽에서 당기면 조금 늦게 도착한다. 이렇게 계산한 예정 시간과 실제 관측 시간의 차이를 ‘행성 통과 시각 변화’, 줄여서 TTV라고 한다.
질량이 큰 행성은 이웃의 궤도를 더 많이 바꾼다. 그렇다고 한 번 늦어진 시간만 보고 질량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각 행성의 질량과 공전 주기, 궤도 모양을 바꿔 가며 다음 통과 시간을 계산하고, 실제 기록과 가장 잘 맞는 조합을 찾는다. 한 행성의 질량을 바꾸면 여러 이웃의 계산도 함께 달라지므로 일곱 행성의 기록을 한꺼번에 맞춰야 한다.
- 별빛이 얼마나 줄었는지 잰다 줄어든 양과 지속 시간으로 행성의 크기와 궤도 정보를 구한다.
- 별 앞을 지난 시간을 모은다 지상망원경과 Spitzer·Hubble·K2가 여러 해 동안 기록한 시간을 합친다.
- 예정 시간과 비교한다 일정한 간격보다 얼마나 빨라지거나 늦어졌는지 행성마다 계산한다.
- 일곱 행성을 함께 계산한다 서로의 중력을 넣은 계산이 전체 기록과 맞도록 질량과 궤도를 조정한다.
- 평균밀도를 구한다 질량과 크기를 함께 사용하되, 행성 안에 어떤 물질이 얼마나 있는지는 여러 가능성으로 남긴다.
공명 사슬은 시간 차이를 어떻게 키울까?
가장 안쪽 두 행성을 예로 들면 b가 약 여덟 바퀴 도는 동안 c는 약 다섯 바퀴 돈다. c와 d의 공전 횟수는 약 5:3, d와 e는 약 3:2에 가깝다. 비율이 정확히 고정된 것은 아니지만, 행성들의 위치 관계는 일정한 순서로 되풀이된다. 그래서 한 쌍이 서로 끌어당긴 영향이 다음 행성의 통과 시간에도 이어진다.
Agol 연구진은 Spitzer가 4년 동안 기록한 통과 시간에 지상망원경·Hubble·K2 자료를 더했다. 그런 다음 일곱 행성의 움직임을 함께 계산해 질량을 더 정확히 구했다. 공명은 작은 중력 효과가 여러 번 반복되게 만들고, 그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시간 차이로 키운다.
한 행성이 이웃을 끌어당기면 별 앞을 지나는 시간이 달라진다. 일곱 행성에서 나타난 시간 차이를 함께 계산해 각 행성의 질량을 구한다.
공명 사슬은 행성계의 형성 과정을 어떻게 보여 줄까?
이처럼 길게 이어진 공명 사슬은 일곱 행성이 현재 자리에서 서로 상관없이 만들어졌다는 설명과 잘 맞지 않는다. 행성이 만들어질 때 별 주위에는 가스와 먼지로 된 원반이 있었다. 이 물질이 행성의 궤도를 바꾸면 여러 행성이 안쪽으로 이동하다가 공전 주기가 일정한 비율에 가까운 상태로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원반이 사라진 뒤에는 별과 행성이 서로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그 비율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지금의 공명만으로 행성들이 정확히 어디에서 만들어져 어떤 순서로 이동했는지를 하나로 정할 수는 없다. 처음 원반의 상태와 별·행성이 서로 잡아당긴 힘을 다르게 넣어도 비슷한 배열이 나올 수 있다. 과거를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행성계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설명하는 어떤 계산도 지금 보이는 공명 사슬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질량과 반지름만으로 행성의 환경을 알 수 있을까?
질량과 크기를 함께 알면 평균밀도를 계산할 수 있다. 일곱 행성의 값은 모두 암석이 주성분일 가능성과 맞는다. 그러나 평균밀도만으로 중심에 철이 얼마나 있는지, 암석의 종류와 물·얼음·대기의 양이 얼마인지는 나눠 알 수 없다. 내부 구성이 달라도 같은 질량과 크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f·g가 거주가능지대에 있다는 말은 행성이 받는 별빛의 양을 바탕으로 한 분류다. 표면에 액체 물이 있거나 생명체가 살 수 있다고 확인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환경을 판단하려면 각 행성에 대기가 있는지, 어떤 기체가 얼마나 있는지, 기압과 낮·밤의 열 이동이 어떤지를 따로 관측해야 한다.
2025년 12월 NASA 정리에 따르면 Webb는 일곱 행성을 모두 관측했지만, 당시 공개된 자세한 분석은 b·c·d·e에 집중돼 있었다. b와 c에서는 두꺼운 대기의 흔적이 나오지 않았고, d와 e는 두꺼운 수소 대기를 가진 행성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f·g·h를 포함한 자료 분석은 계속되고 있다. 이 결과만으로 일곱 행성 모두에 대기나 생명이 없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일곱 행성을 함께 비교하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일곱 행성은 모두 같은 별을 돌지만 별과의 거리가 달라 서로 다른 양의 빛과 열을 받는다. 따라서 거리와 질량, 이웃과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대기와 표면 환경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한 행성계 안에서 비교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별을 도는 행성끼리 비교할 때처럼 별 자체의 차이를 따로 고려할 필요가 적다.
반대로 같은 별은 모든 행성의 관측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TRAPPIST-1의 흑점과 플레어가 별빛을 바꾸면 행성 대기가 남긴 흔적과 섞일 수 있다. NASA는 대기가 있는지 확실히 판단하려면 행성에 따라 수년 동안 별 앞을 지나는 모습을 수백 번 관측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 행성계의 일곱 행성이 모두 지구와 닮았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별을 도는 일곱 행성을 나란히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출처
- NASA Exoplanet Archive — TRAPPIST-1 System
- NASA Science — What Is Webb Revealing About the TRAPPIST-1 System?
- Nature — Seven Temperate Terrestrial Planets Around TRAPPIST-1
- Nature Astronomy — A Seven-planet Resonant Chain in TRAPPIST-1
- The Planetary Science Journal — Masses, Radii, Densities, Dynamics, and Ephemerides
- Astronomy & Astrophysics — TTVs and Origin of the Resonant Chain
- NASA Science — TRAPPIST-1 System and Planets